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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7일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오늘 날씨 맑음. 쌀쌀함. 가을과 겨울 사이에 있는 하루. 일주일 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누워있다. 물론 누워있지만은 않는다. 가끔 학교도 나가고, 시장도 가고 야옹이도 본다. 저번 주는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전국 곳곳 돌아다녔었다. 역마살이 꼈다고 생각했는데, 무리한 일정이 아무래도 피곤하게했던 것 같다. 일정 조정하는 건 20살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어렵다. 20살 때 뻘뻘 거리며 돌아다니다가 한번 크게 아프고 의사선생님이 무리하지 말라고 해주신 게 아직도 선명한데, 난 변함없이 지쳐 쓰러지기 전까지 달린다. 내 한계를 몰아붙이듯이 실험한다. 고등학교까지는 학교에서 스케줄을 조정해주어서 괜찮았는데, 아 그래서 20살은 엉망진창이었다. 친구들이랑 놀겠다고 과제를 하나..
11.17 제주도에 또 다녀왔습니다. 잠이 안와서 늦게 잠들었더니 아침에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마을제는 생각보다 간소했다. 심방(무당)이 본풀이, 이야기를 들려준 후에 사람들의 가족들 점을 봐주는데, 나는 손자들에 대해 묻는 할머니의 얼굴이 문득 울컥했다. 심방은 모든 게 다 잘 풀릴 것이니 걱정 말라 하셨다. 마을제가 끝난 뒤엔 다같이 음식을 나눠먹었다. 제에 사용된 천들과 종이들을 불에 태웠고 하얀 재가 당에 내렸다. 나는 무언가 깊이 알아채고 싶었다. 제주도에만 가면 느껴지는 이 이상한 기분을 신과 맞닿는 기분을 언제든 떠날 핑계를 만들 겸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었다 그 덕분에 많은 돈과 시간을 쓰게 되었지만, 오늘 엄마가 소득본 게 있냐고 물었는데,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외쳤다. 왜, 결과가, 뭔가를 ..
10.25 방법론을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알람몬 앱 덕분에 일어날 수 있었다. 애플의 갸날픈 알람은 날 깨울 수 없어… 수업에서는 메타버스 안 속 전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매체를 탐색해봤다. 제패토, 그리고 spatial.io spatial.io는 전시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메타버스로 미리 만들어진 스페이스에 쉽게 이미지를 걸어 전시를 만들 수 있다.(나에겐 쉽지 않았다. 자꾸 다른 학우분들의 작품 건드림ㅠㅠ 고의가 아니라 앞으로 움직이려 했을 뿐… 너무너무 죄송했다) 나중에 내 작업을 걸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흠 메타버스,,,, 그리고 사진 배치할 때 운동감을 어떻게 돋보이게 할지 함께 고민했고, 배치에 따라 운동감이 극적이게 될 수도 사그라들 수도 있다는 게 신기했다. 대학원 수업 존잼. 수업이..
누군가에게 나의 흔적이 10.24 우울증의 무언가가 다시 시작되었음을 느낀다. 그럴 때 집에 머물지 말아야한다. 어떤 사람이든 만나러 길을 나선다.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아도 사람들을 만나면 무언가를 먹게 되어있으니까, 오늘은 약도 먹고 샤워도 했다. 아주 비싼 향수도 주문했다. M과 H가 만난다길래 옷을 입고 그곳으로 향했다. 조금 멍한 기분이지만 사람을 만나면 기운을 차릴 수 있다. 정말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았지만, 중국집에 가서 맛난 걸 먹었다. 먹고보니 맛있어서 좋았다. 망원의 한 작은 카페에 남아 홀로 과제를 했다. 사장님의 목소리가 좋아서 따로 노래를 들을 필요가 없었다. 한 손님과 나누는 대화가 흥미로웠고 커피는 맛있었다. 엔트러사이트 커피는 맛없다던데, 엔트러사이트의 커피보다 이천원 더 저렴했다. 밖으로 나가면 세상과 접점이..
몸의 모든 세포가 파업한 기분 10.23 몸의 모든 세포가 파업한 기분이야. 이럴 땐, 누군가의 숨결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러니까, 누구라도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느낌.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살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빨래를 개고, 산책을 하고, 커피를 끓여마시는 삶. 내가 바라는 건 사실 그 사소한 것들인데. 클라겐푸르트에서 홀로 지낼 때 거의 매일 듣던 노래. 그 때가 좋았고 괴로웠다. 그 때만큼 괴롭고 좋았던 적이 없었지. 이전에 날 많이 아껴주셨던 상담 선생님은 나에게 향을 피우라고 하셨다. 취미로 향을 가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러쉬의 65000원짜리 스프레이를 산다거나 그런 것 ... 그나저나 상담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얼굴을 많이 보지 않아서였을까. ..
10.22 앞으로의 내 생활방식에 대해 고민해야겠다. 지친 게 분명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기 힘들고, 오후 4시쯤 되어서야 일어나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제주도 몇번 다녀오고, 과제에 밀려 살아가고, 안성 왔다갔다 했으니까. ;__; 오늘은 리타언니와 함께 늦게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후에 몸을 꼼짝할 수가 없어 을지로를 갈 수 없었다. 정밀 사장님들과 잡은 약속이었는데, 연락처도 없어서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월요일에 음료수 상자들고 가기로 다짐하고, 한심함을 참아내야한다. 다음에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하면 앞으로 이러지 않을지 생각하는 게 우선이다. 늪에 빠지기 시작해봤자, 빠져봤자 뭐, 뭐 어쩔 수 없잖아. 이미 나의 몸은 지쳤었고, 시간은 지났고, 연락할 방법은 없으니까. 오후 9시에는 의뢰 촬영을 나가기로 했다. 그 전에 촬영 준비를 마칠 예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