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또 다녀왔습니다.
잠이 안와서 늦게 잠들었더니 아침에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마을제는 생각보다 간소했다.
심방(무당)이 본풀이, 이야기를 들려준 후에
사람들의 가족들 점을 봐주는데,
나는 손자들에 대해 묻는 할머니의 얼굴이 문득 울컥했다.
심방은 모든 게 다 잘 풀릴 것이니 걱정 말라 하셨다.
마을제가 끝난 뒤엔 다같이 음식을 나눠먹었다.
제에 사용된 천들과 종이들을 불에 태웠고
하얀 재가 당에 내렸다.
나는 무언가 깊이 알아채고 싶었다.
제주도에만 가면 느껴지는 이 이상한 기분을
신과 맞닿는 기분을
언제든 떠날 핑계를 만들 겸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었다
그 덕분에 많은 돈과 시간을 쓰게 되었지만,
오늘 엄마가 소득본 게 있냐고 물었는데,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외쳤다.
왜, 결과가, 뭔가를 건져야 하는 걸까,.
나는 그냥 알고싶어서 간 거였다.
할머니가 갈 수 있었던 길과
매혹스러운 신화와
돌과
바다와
나무를
보고싶어서 간 것 뿐이었다.
꼭 돈을 쓴만큼 건져야하는 걸까.
이제 내가 찍은 사진들과
내가 느낀 감각들을
잘 보관한 뒤에,
여러 이야기들을 읽어야지. 생각 중이다.
금요일 오전에는 책을 빌려야지.
매일 하루 두시간 정도는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해야지.